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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농원일기방

선녀는 부자다


오랫만에  재경이와 함께하는 시간이다

모처럼 집에 왔으니  맛있는것도 좀 해 주어야 하고

또 못다한 일도 좀 시켜야 하고  선녀마음이 바쁘다

이런생각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내자신을 보며 깜짝 놀랐다

예전에 아버지가 살아 계실때 울 아버지는

맨날 반공일과 공일이 언제냐며 애타게 기다리셨다

그날은 오빠 동생 할것 없이 모두 일을 하러 밭으로 논으로 나가는 날이다

그때는 맨날 일요일만 되면 일을 시키는 아버지가 참 싫었는데

지금 내가 그 꼴이 아닌가

모처럼 집에온 아들을 보니 일 시킬 생각부터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도 어찌하랴

나뭇꾼은 청주에 사과 공부 하러가고

재경이를 살살 꼬셔서 나무토막을 실어다 날랐다

나무토막을 운반차에 싫고 또 집에와서  하나 하나 쌓아 올렸다

하루종일 하고 나니 다리도 아프고 팔도 아프고...

그러나 마음은 뿌듯하다  세상에 그 누구도 부러울것이 없다

겨울에 뜨근뜨끈하게 군불 지피고  하도 많이 사용해서 보링상태까지간

칠데로 지친  몸둥아리도 지지고

가끔은 숫불피워서 고기도 구워먹고 .......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요즘 서울에서는 성수동에 위치한 갤러리아포레가 화두라고 한다

세계적인 건축가 장누벨이 실내인테리어를 직접 했다고해서

상류층에서는 화제가 됬다고 한다

장누벨은 건축가분야의 노벨상격인 프리츠거상을 2008년에 수상했다고 하는 정보를

선녀 이웃블로그인 밀리언님 블로그에서 알았다"

싯가가 무려 최저가가 27억  최고가 52억이나 하는 45층 최고급아파트 겔러리아포레 .....

그러나  선녀는 부럽지 않다 너무 높아서 어지러울것 같다

선녀가 사는 집은 장누벨이 디자인을 한집도 아니고

그냥 아주 단순한 콘테이너 두동을 연결해서 살고 있지만

그래도 선녀는 행복하다

2-3년은 족히 나무걱정 한해도 되고  

 겨울이면 따뜻한 온돌방에서  도란도란 겨울이야기를 나눌수도 있고.....

각자에게 주워진 행복 보따리의 크기도 모두가 다르듯

행복을 느끼는 행복 수치도 다 다르겠지요.....

 

선녀 부자 맞지요  나무부자....

 

 

나뭇꾼이 잘라논 나무 둥치를 운반차에다싫고 있으요

 

청주에 친구만나러 가려고 하는 재경이를  꼬셨지요

그래도 남자라고  엄마는 작은것만 들고 자기가 큰것 한다고 합니다

 

 

운반차에다 한가득 싫고 아직 언땅이 녹지 않아 미끄러운 길을 조심조심 내려 옵니다

 

집으로 싫고 와서 보일러실   앞에다 차곡차곡..

 

 

무너지지 않게 조심조심 ~

 

이렇게 이틀동안 선녀는  선녀가 아니라 나뭇꾼이 되었답니다

돌담이 아니라 나무 담장이 되었으요

보기만 해도 마음이 포근하고 부자가 된 것 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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